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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진] 사진읽는 CEO① / 로버트 카파 -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라

버리야 2009. 4. 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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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평생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길 바랐다.
하지만 인생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었다.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책 겉표지에 써있는 글귀. 정말 공감하는 말이다. 카메라를 들고 순간포착을 하기 위해 이리저리 찾아다니는 
그 모든 순간이 어느 순간 깨닫는다. 정말 소중하고 결정적인 순간이었다는 것을.

유명한 작가와 짧게나마 그들의 사상을 잘 설명주어 책을 읽으며, 와닿았던 사진들과 책 글귀와 감상을 적어봅니다. 





로버트 카파, 어느 인민 병사의 죽음(Death of Loyalist Soldier, 1936)

22세의 로버트 카파 이 사진을 라이프 지에 실으면서 이름을 떨치게 되는데 한 병사가 적군을 향해 돌진을 시작하려는 순간 총탄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


짧은 생애동안 5번의 전쟁에 참여하며 전쟁속에 태어나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로버트 카파.
어느 누구도 다가가기 힘들었을 종군기자로 활동하며 한발 더 가까이를 외쳤던...





로버트 카파, 디데이(D-day, 1944/06/06)
이사진도 정말 유명한 노르망디 상륙작전중에 찍은 사진으로 그는 이 전투 속에서 장전된 모든 필름을 썼다.
가방에 새로운 필름이 있었지만 바닷물에 젖었고, 쓸 수 있다 해도 새로운 필름을 카메라에 넣을 수 없을 만큼 손이 떨렸다고 카파는 적었다고 한다. 모선으로 돌아온 카파는 정신을 잃었고 다시 눈을 떴을때 목에 매달린 카드에는 '실신, 신원미상'이라고 적혀 있었다.

런던으로 보내진 필름은 암실에서 현상이 잘못되어 유제가 녹아 106장의 사진 중 겨우 8장만 쓸 수 있었다.
열을 받아 흐려진 사진 밑에는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는 설명이 달려 있다.


카파에게 사진가들은 물었다.
"왜 제 사진은 당신 사진보다 못하지요?"
"자신이 찍은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너무 멀리서 찍었기 때문이지요. 한 발 더 가까이 가서 찍으세요."



로버트 카파의 생애 마지막 사진. 이 사진을 찍고 지뢰를 밟고 짧은 그의 인생을 마감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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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더....쉬우면서 참 어려운 한 발..
그 진실에 한 발 더.. 

인물사진을 찍던지 동물이던지 자연이던지 기자들의 어떤 사건의 사진이던지..
모든 사진에 적용되는 한발 더는 참으로 어려운 거 같다.

내가 생각하는 한발은,

인물을 가까이 찍을 수 있는 사람(대상)과 가까이 찍기 힘든 사람은 그 인물과 나의 친밀도의 차이가 있다.
친한사람일수록 더 과감해지고 크게 앵글을 잡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아무래도 더 가깝게 찍기가 힘들다. 그래도 안면이 있으면 괜찮은데, 

사진을 찍다보면 모르는 사람의 사진이 찍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어느 누구나 모델을 참 잘해주지만 모르는 아줌마나 아저씨면 조금 더 힘들다.

2년전엔 강원도로 여행을 갔다가 수산시장에 들러 그 분위기가 너무 활기차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아주머니가 찍지 말라며 혼난적도 있고, 1년전에도 비슷하게 혼난적도 있다.
그만큼 그 아주머니와 친분도 없고 그분들은 알지도 내가 어떤 의도로 사진을 찍는지 알수없었기에
혼났으리라 생각된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가난한 동네의 골목길이나, 사람들이 가기 꺼려하는 곳을 이방인이 찾아가 카메라를 들이댄다면 기분 나빠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카메라를 드는 사람의 의도는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무의식적으로 카메라안에 담는 그들의 모습이 그들에겐 달갑지 않고 보여주기 싫은 모습이 있을 것이다.

사진찍는 사람은 찍히는 사람이 어떤 수치심을 느껴선 절대 안된다고 들었던 말이 생각이 난다.

골목길을 사진집으로 낸 작가나 찍기 힘든 곳을 찍는 작가들은 생각처럼 처음엔 사진찍기가 힘들었을테다.
하지만 작가 스스로 그 생활에 융화가 되고 이방인이 아닌 그 삶속의 일부분이 되기 위해 한발씩 한발씩 다가간 결과가 아닐까한다.

나도 한발 더, 다가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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